[독후감]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 저)

Posted by 윤들윤들
2016. 10. 31. 23:45 윤들윤들의 취미/독서


[독후감]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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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국이라는 세계에서만 계속 살았다면 보지 못하고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을 몇가지들이 있다. 군대 선임 중에 나이가 많았던 형이 해준 말 중에 하나가 "군대에 있으면 군대라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 보지 못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좌정관천 하는 개구리가 되지 말라고 조언했었다. 그 때 당시에는 내 생각에 나는 꽤나 철이 든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선임의 조언을 얕봤던게 사실이다. 현재도 어리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얼마나 자만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어떤 곳이든 소속되기 마련이다. 가족, 직장, 학교, 종교단체 등등.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서로 잘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그들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자연스럽게 집단이 요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을 요구할 수 없고, 고등학생에게 초등학생 수준의 교육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자의 모습에 맞는 않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인가. 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우리는 이른바 정답사회에 살고 있지 않나 싶다. (만화 조이라이드의 정답사회 참고) 대한민국은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자기자신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회가 요구하고, 단체가 요구하고, 가족이 요구하는 모습에 맞춰서 자기자신을 변화시킨다. 자기자신이 사회에 맞지 않음을 게으름, 능력부족, 노력부족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 하나의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다. '나'는 '너'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남'들이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최근 외국생활에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한국에서 왜 나는 나로 살지 못했는가?'라는 것이다. 아마도 주위의 요구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만큼 내가 누군지 잘 모르고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도 잘 몰랐기 때문이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모든 걸 극복하고 나로써 살기 위해서는 주관, 독립성, 느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정은 남의 삶에 조언하고 간섭하는게 미덕이기 때문이다. 이 때, 자기만의 주관이 뚜렷하다면 아무리 주위에서 말하는 여러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립을 했다면 아무래도 부모님에게서 자유로워지며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마지막으로 조급해지지 말아야 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이 있다. 이상하게 남들이 하는 일들은 너무 쉬운데 그에 비해 받는 혜택이나 보수가 너무 좋아 보인다. 그러나 막상 그 일을 시작해보면 쉬운 일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서 시작해봐도 실제로는 재미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는 일은 인생에서 평생 고민해봐야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20대만의 고민이 아닌 전 생애를 아우르는 고민이라고 생각된다. 누군가는 어릴 때 돈을 많이 벌고, 누군가는 늙어서도 꽃이 피지 못하고, 그렇게 모두는 사그라질 것이다. 모두가 꽃을 피워야하는가? 꽃을 피지 못한 것이 신의 잘못인가? 아니면 당신의 잘못인가? 그런건 없다. 그저 현재에 만족하며 즐겁게 사는게 아닐까..?

 

이 책의 별점은 5개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공감하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작가. 아무래도 사회의 분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아주 평범하지만 특별한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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